드라마 '우리들이 블루스' 후기입니다.
우리들의 블루스는 노희경 작가의 극본으로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.
주인공이 정해져 있다기보다 모두가 주인공인 느낌이다. 제주의 학연 지연으로 얽히고설킨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각 회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해서 그런 듯하다. 고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를 아우르는 드라마인 만큼 16부작은 부족해 보이고 20부작의 긴 호흡으로 끌어간다.
6화나 남은 시점에 지금까지 나온 에피소드 중에 기억나는 건 차승원과 이정은 배우의 한수와 은희 편이었다.
우리들의 블루스는 추억과 현실 그 사이의 아이러니가 사건이 된다. 한수와 은희 편에서는 이 부분이 굉장히 웃프게 그려졌다. 은희 어쩌면 좋으냐.. 추억은 추억일 뿐.. 역시 로맨스는 존재하지 않았다. 갈수록 이런 얘기가 좋아지는 건 이제 나도 현실에 찌들었다는 건가.. 현실 반영이 너무 안 된 로맨스는 점점 보기 힘들더라. 어차피 혼자 가는 인생..
다음으로 정현과 영주 고3들의 이야기도 굉장히 재미있었다.
아버지들이 임신 사실 알고 충격받아 싸움하는 장면이나 마음 바꾸고 서로 받아들이기로 하는 과정에서 정말 그 아버지 마음들이 전해짐.. 그리고 연기를 계속 빠져서 보게 된다. 아버지들 연기 너무 잘하신다.
그리고 엄정화 나오는 미란과 은희 편도 좋다.
나이 먹으면 친구도 각자 상황에 따라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데 의리라는 건 결국 그 친구를 끝까지 편들어 주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것 같다.
근데 우리들의 블루스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어디 가든 사람이 모이는 곳은 꼭 말이 많다. 둘이 모이면 꼭 없는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. 그 각자의 인생사를 보면 모두 열심히 살고 각자의 슬픔 기쁨이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. 우리들의 블루스처럼... 근데.. 나는 그런 개개인이 모여 꼭 남 얘기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. 근데 또 맨날 만나는데 남 얘기도 안 하면 크게 할 얘기가 없기도 하다. 그럼 그냥 사운드가 비면 안 되는 건가. 그 사운드 매꾸려고 자꾸 남 이야기들 좀 안했으면 좋겠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각자는 아름다운 사람이거늘.. 남 얘기하더라도 적당한 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. 한수와 은희 편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씁쓸함이 묘사되는데 참 공감됐다. 아무튼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제주 풍경과 맛깔나는 사투리 배우들의 연기가 압권인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이야기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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